인니서 또 대규모 반정부 시위…산불 대응·경제 불안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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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 상징 '세 손가락 경례' 등장…경찰과 투석전·몸싸움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11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산불에 경제 상황마저 불안한 인도네시아에서 대학생들과 시민단체가 또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대학생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1천여명이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했다.
대부분 검은색 옷을 입은 시위대는 방독면을 쓴 채 최근 정부의 산불 대응을 비판하면서 이번 사태를 국가 재난으로 선포하고 화재 책임이 있는 기업을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가 (불에) 타면 당신들도 함께 타게 될 것"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었고, 세 손가락 경례도 했다.
세 손가락 경례는 영화 '헝거 게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과거 태국의 민주화 운동 당시 널리 퍼졌다. 미얀마에서도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군사정권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통했다.
시위대는 또 경제가 불안하다며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무상급식 사업과 같은 포퓰리즘성 정책을 중단하는 등 예산 지출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교육비도 인하하라고 촉구했다.
시위 과정에서 대학생들이 진압용 방패를 든 경찰관들과 충돌했고, 투석전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날 자카르타 중심부에 1만4천명이 넘는 경찰관과 보안 요원을 배치했다.
대학생들은 남술라웨시주 마카사르와 서자바주 반둥 등지에서도 비슷한 요구를 내걸고 집회를 열었다.
앞서 지난 20일에도 자카르타에서 국립 인도네시아대학교(UI) 총학생회 주최로 대학생 수백명이 정부가 산불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며 시위를 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환영한다며 산불을 유발한 일부 기업들을 기소하고 연무 피해를 본 지역에는 구호 물품을 보냈으며 향후 산불 상황을 계속 관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엘니뇨 현상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과 수마트라섬을 중심으로 잇따르는 대규모 산불은 2015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산불로 연기가 확산하면서 최근 주변국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동티모르의 대기질도 심하게 나빠졌고, 외교 갈등도 빚어졌다.
또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에서는 루피아화의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증시마저 폭락하면서 경제 상황이 불안해졌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부패를 없애고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5%에서 8%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해 당선됐다.
지난해 11월 81.2%였던 프라보워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해 7월 51.5%로 급락했고, 취임 2주년인 이달에는 44.5%로 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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