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로 달리는 인도네시아 자동차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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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로 달리는 인도네시아 자동차의 미래
- 풍부한 광물 자원을 바탕으로 전기차 산업 허브를 꿈꾸는 인도네시아-
-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등 한국의 인도네시 전기차 시장 공략 본격화 -
전 세계적인 탄소배출 제로 움직임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전기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있다. 그야말로 130년의 내연기관차의 시대는 저물고 전기차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친환경 정책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도 2040년부터 전기오토바이, 2050년부터 전기자동차에 한해서만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발표하면서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이와 함께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전기모빌리티의 핵심 기술인 배터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전기차량 시장
인도네시아 자동차 제조협회(GAIKINDO)에 따르면, 전기자동차는 2020년부터 완성차 형태로 수입 판매되기 시작하여 318대의 전기자동차가 판매되었다. 내연기관 차량을 포함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389,226대인 것에 비하면 0.08% 수준에 불과하지만 2021년 8월까지의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570대로 그 비중도 0.13%로 증가하였다.
2020년에는 중국의 DFSK와 한국의 현대자동차의 전기차가 주로 판매되었으나, 2021년 8월까지 판매량은 현대자동차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반면, 일본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량은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종류에 비해 높지 않다.
한편, 인도네시아 내 전기오토바이 브랜드는 총 16개*가 있으며, 2020년 9월 기준 판매된 전체 오토바이 2,874,114대 대비 등록된 전기오토바이는 1,947대로 비중은 0.07%이다.
* Viar, Magnum, Honda, SDR, Gesits, Migo, Niu, ECGO, Elvindo, Volta, Cakra, Kymco, Selis, United, TVS, Electro
대중교통 역시 전기차량을 도입하면서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내 1위 택시 회사인 ‘블루버드(Bluebird)’는 2019년부터 시작하여 현재 30대의 전기택시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10,000대로 확대할 방침이다. 버스 운영사인 ‘트랜스 자카르타(Transjakarta)’는 2025년까지 5,000대의 전기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현재 시범 테스트 중에 있다.
인도네시아 대표 모빌리티 기업인 ‘그랩(Grab)’은 전기오토바이, 전기자전거, 전기자동차 등 5,000대 전기차량을 운영 중에 있으며, ‘고젝(Gojek)’은 전기오토바이 시범 운영 및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 회사인 PT Pertamina와 전기오토바이 25대, 배터리 교환소 5개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전기차량 배터리 산업 현황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이차전지(충전 및 재사용 가능)는 리튬이온 배터리이다. 이차전지의 4대 재료(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중 양극재가 리튬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리튬이온 배터리라고 한다.
리튬은 양극에서 리튬금속산화물(리튬+금속)인 안정된 상태로 존재하는데, 여기서 주로 사용되는 금속으로는 니켈, 코발트 등이 있다.양극재가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고 배터리 원가의 40%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배터리의 핵심소재라고 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의 주원료인 니켈, 코발트 생산국으로, 전 세계 9천 4백만 톤의 니켈 중 약 22%인 2천 1백만 톤이 인도네시아에 매장되어 있다. 2019년에만 약 80만 톤의 니켈을 수출했으며 정부 기관에서 추정한 미개발 자원이 매장량이 아직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리튬이온 배터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수입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는 287.9백만 달러로 전년 대비 4% 증가하였으며 중국이 83%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은 0.7백만 달러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풍부한 광물 자원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는 전기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 3월, 정부와 국영기업 4개사가 출자한 PT Industri Baterai Indonesia(약칭 ‘PT IBI’)를 설립했다. PT Aneka Tambang(광산, 약칭 'ANTAM'), PT Indonesia Asahan Aluminium(광산 지주사, 약칭 'MIND ID'), PT Perusahaan Listrik Negara(전력, 약칭 'PLN'), PT Pertamina(석유, 가스)가 각각 지분 25%씩을 보유하고 있으며, PT IBI를 통해 이차전지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원자재인 니켈, 코발트 채굴에서 가공은ANTAM 및 MIND ID가 수행하고, 배터리 소재 및 생산은 PT Pertamina, 이후 재활용까지는 PLN이 담당한다.
전기차량 배터리 공급 계획
PT IBI의 로드맵에 따르면, 2025년 배터리 셀 공장 가동을 목표로 배터리 및 전기자동차 생산업체 투자유치에 힘쓰고 있으며, 2021년파트너 협력 강화의 일환으로 올해 7월 배터리 산업 협력을 위해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과 MOU를 체결했다.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법인은 자카르타에서 65km 정도 떨어진 카라왕 지역의 신산업단지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2023년 상반기 완공, 2024년 상반기 중 양산을 목표로 지난 2021년 9월 15일 배터리셀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총 투자금액 1조 3000억원으로 33만㎡(약 10만평)에 건립되며, 이는 전기차 배터리 15만 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능력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셀을 생산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의 배터리 합작 건과는 별개로 인도네시아 투자부(BKPM)는 2020년 LG에너지솔루션 및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과 배터리 원료(니켈) 채굴, 제련, 정제, 셀 제작 및 재활용 등 전 과정을 망라하는 배터리 종합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의 사업비는 5년간 약 10조원에 달한다.
이 밖에 PT International Chemical Industry는 가전기기용 배터리 제조회사지만 전기차량 배터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0년 7월, 14.3백만 달러를 투자하여 전기차량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 중에 있으며, 연간 25백만 개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1년 8월에는 전기오토바이 제조사인 Katalis와의 MOU 체결을 통해 향후 생산되는 전기오토바이에 자사 전기배터리를 납품하기로 했다. 버스 제조사인 PT Mobil Anak Bangsa 역시 전기버스 뿐만 아니라 전기오토바이 배터리 팩 생산으로도 사업을 확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정책 및 규제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기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해 2019년 8월 8일, 도로 교통을 위한 전기자동차 프로그램 촉진법인 대통령령 2019년 제55호(Peraturan Presiden Republik Indonesia Nomor 55 Tahun 2019) 서명했으며, 8월 12일에 공포하였다. 해당 규제는 자국산 부품(TKDN) 사용, 수입 조건, 사치세 면세 등 인센티브를 규정하고 있다.
관련 기관 인터뷰
인도네시아 내 투자유치를 담당하는 투자부(BKPM)의 투자부문진흥국장 Sri Endang Novitasari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도네시아 전기배터리 시장 현황과 계획에 대해 확인하였다.
Q1) 최근 한국 컨소시엄의 배터리 공장 기공식이 있었는데 인도네시아 배터리 시장의 투자동향은 어떤가요? |
A1) 인도네시아의 E-모빌리티 및 배터리 산업 육성은 현 정부의 우선 순위 중 하나로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원료 채굴 등의 업스트림 공정에서는 2019년 PT QMB사로부터 투자유치가 있었고, 배터리 생산의 다운스트림 부분에서는 2021년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장 유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에는 전 과정을 수행하는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를 LG에너지솔루션, LX인터내셔널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여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2건의 한국 컨소시엄과의 MOU는 인도네시아 내 배터리 생산을 위한 첫걸음으로 의미있는 성과였습니다. 한국 외에도 대만, 러시아, 독일, 중국 등에서 인도네시아 배터리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투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있으며 현재 협상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 밖에 전기버스 분야의 PT MAB, 전기오토바이 분야의 PT ICI, Viar, ICGO, Volta 등 자국 회사들도 배터리 분야에 대한 투자를 실시하거나 계획 중에 있습니다. |
Q2) 중국, 대만 등 다른 국가 외 인도네시아의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의 전기자동차 투자 현황은 어떤지요? |
A2) 유럽연합은 2035년까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고, 중국은 전기자동차 시장 규모가 연평균 19.6%(2017-2020)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다가오는 미래에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에 일본 기업을 포함한 모든 자동차 회사가 미래 자동차에 대한 고민과 계획 중일 것입니다. |
Q3) PT IBI는 한국 컨소시엄과 MOU 체결하는 등 PT IBI를 중심으로 배터리 산업을 추진 중인데 PT IBI의 역할과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
A3) 동남아시아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세워지는 것이 처음인 만큼 한국 컨소시엄의 배터리 셀 공장은 인도네시아 자동차 산업에 있어서도 중요한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MOU를 통해 PT IBI와 한국 컨소시엄 간의 전략적 교류에 대한 기대가 크며, 향후 PT IBI의 배터리 자체 생산도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에 PT IBI는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자체 생산을 위한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입니다. |
Q4) 전기자동차 외 전기오토바이에 대한 투자나 컨소시엄 현황은 어떤가요? |
A4) 인도네시아 정부와 현지 민간 파트너십을 통해 전기오토바이와 전기버스에 대한 투자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유치도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
Q5) 인도네시아 배터리 산업에 대한 미래와 한국 기업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A5) 궁극적으로 전기자동차의 자체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여 상용화를 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60만 대, 전기오토바이 250만 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공무원들에게도 전기차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아직 전기자동차 비중이 많지 않지만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으며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아의 전기차 산업 허브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투자를 장려할 계획입니다. 배터리 뿐만 아니라 충전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 기회와 가능성이 열려 있느니 향후 한국 기업과의 활발한 교류를 기대해봅니다. |
시사점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켈, 코발트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제조업체 투자 유치를 통해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60만 대, 전기오토바이 250만 대를 생산하는 전기차량 산업 허브로 부상하겠다고 선언했다. 더욱이, 2040년부터 전기오토바이, 2050년부터 전기자동차에 한해서만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발표하면서 전기차량 시장규모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
특히 2019년 대통령령을 통해 자국산 부품 사용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전기자동차 사치세 면제 등 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자국 내 전기자동차 관련 산업 육성과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가격 경쟁력을 위해 하이브리드 종류의 차량에 대한 사치세율을 인상하는 등 자동차 세제 관련 법안을 확정하였다.
2020년 기준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일본 업체의 점유율이 96.8%로 사실상 독점하고 있지만 전기자동차에 있어서는 얘기가 다르다. 2020년 판매된 570대의 전기자동차 중 511대가 현대자동차로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점하였으며 앞으로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인니 CEPA가 발효되면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철강제품,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한 대부분의 관세 철폐 혜택을 볼 수 있으며, 현지 완성차공장은 물론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을 통해 배터리 공급망도 구축하여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의 지각 변동이 기대된다.
전기차량 배터리와 더불어 충전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정부의 투자도 계속 되고 있어 충전 인프라 분야에 대한 진출도 고려해볼 만 하다. 2021년 9월 기준 PT PLN에서 운영 중인 배터리 충전소는 166개, 전기 오토바이용 배터리 교환소는 74개이며, 향후 2040년까지 배터리 충전소 2,400개, 배터리 교환소 10,000개 구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민간 파트너십을 통한 구축에 힘쓰고 있다.
자료: 인도네시아 투자부(BKPM), 인도네시아 자동차 제조협회(GAIKINDO), PT IBI 웨비나 자료, 현지 언론 기사(sindonews, ekonomi, tempo, kompas, katadata, jakartaglobe, cnbcindonesia, cnnindonesia, medcom, kumparan, merdeka, beritasatu), ABC Battery, PT MABI, GRAB, 미국 지질조사국 광물 보고서, 한국무역협회, 다키포스트, KOTRA 자카르타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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