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기고] 할랄, 인니시장 진출 위한 핵심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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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기고] 할랄, 인니시장 진출 위한 핵심 키워드
고창현 과장, KOTRA 수라바야무역관
“혹시 이 제품은 할랄인가요?”
최근 인도네시아 바이어들과 국내 기업 간 수출상담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이 있다. ‘할랄’은 ‘허용된 것’이라는 뜻의 아랍어로, 이슬람율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제조·가공·유통 등이 이뤄졌는지를 의미하며, 식품, 화장품 등 재화뿐만 아니라 서비스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고 싶은 우리 기업들은 왜 ‘할랄’에 주목해야 하는가?
첫 번째는 인도네시아 할랄시장이 가진 성장잠재력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할랄시장 규모는 1840억달러로, 전 세계 할랄 소비액의 11.3%를 차지하며 2025년까지 할랄시장 규모가 연평균 14.9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는 2021년 발표된 글로벌 이슬람 경제지표(GIEI)에서 식음료·패션 부문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터키를 제치고 종합순위 4위에 등극했다. 이슬람협력기구(OIC) 소속 이슬람국가들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영국 등 전 세계 45개 할랄 인증기관들과 협력해 일부 품목에 대한 할랄 교차인증제를 시행하며 세계 할랄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두 번째는 할랄 인증 획득 여부가 상품 수출에 대한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자국 할랄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입제품으로부터 내수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2019년에 신(新) 할랄인증제도를 도입했고, 2024년 10월부터 식음료 분야를 시작으로 모든 제품에 대해 라벨지에 할랄 인증 여부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세계적인 할랄 조사기관 ‘Global Islamic Economy’에 따르면, 인니 소비자의 85%는 할랄 인증 여부를 상품구매의 핵심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인니 정부는 할랄 특화 산업단지(KIH)를 신설해 입주 기업에 대해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할랄 생산 체계를 구축하려는 기업에게는 설비투자 비용을 지원하며, 영세 기업에게는 할랄 인증비용을 면제하는 등 할랄을 추구하려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폭넓은 정책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기에 비할랄 기업들의 인니시장 내 경쟁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들도 할랄 인증제도 의무화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제약회사 D사는 빈혈치료제 ‘에포디온(EPO)’을 인니에서 5번째로 출시한 후발주자였지만 경쟁사 중 유일하게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는 강점을 살려 시장 점유율을 60%까지 끌어올리며 업계 1위로 등극했다. 제빵기업 C사의 경우도 자사 매장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만 판매하는 영업 전략으로 인니 전역에 판매점포를 46개까지 확대하는 성공을 거뒀다.
D그룹은 1973년부터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생산공장에 대한 할랄 인증을 획득하며 인도푸드, 유니레버 등 동남아 대형 B2B업체들과 공급계약에 성공했다.
우리 기업들이 더는 할랄을 수출길 앞에 놓인 허들이 아니라 1조9000억달러 글로벌 무슬림마켓으로 통하는 새로운 창으로 바라보고, 또 다른 기회를 찾아가길 기대한다.
출처 : 헤럴드경제 「글로벌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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