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기고] 개방과 보호무역 사이에 선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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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현 과장, KOTRA 수라바야무역관
‘개방’은 2023년 인도네시아 대외정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가 될 것이다. 지난해 G20 의장국에서 올해는 아세안 의장국 자리에 오르며 국제무대에서 주도적 역할을 보여줄 좋은 기회를 잡았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은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과 재건 ▷디지털경제 구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그린경제 참여 등 3가지 우선 협력과제를 국제사회에 제시했다. 더불어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해 경제구조개혁도 강화할 예정이다. 옴니버스법(일자리창출 특별법) 시행령 공표를 통해 외국인 직접 투자 범위 확대, 고용환경 유연화, 인허가 절차 일원화 등 비즈니스 환경 개선을 천명했다.
한·인니 수교 50주년인 2023년 양국 간 경제교역 확대 및 핵심 산업분야별 협력 강화도 기대된다. 올해 1월 1일부터 양자 경제협정인 한·인니 CEPA가 발효됐고 이를 활용해 더 많은 우리 기업과 상품들이 관세 혜택을 누리며 인니 시장에 진출할 것이다. 지난해 조코위 대통령 방한 시 양국은 핵심 광물, 전기차, 배터리, 철강, 등을 핵심 협업산업으로 지정했다. 올해부터는 해당 분야 관련 양국 협력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와 동시에 인도네시아의 보호무역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그간 인도네시아는 니켈원광 수출 금지, 팜유 수출쿼터 감축 등 핵심자원에 대한 수출 통제를 지속해왔다. 이에 더해 올해 6월부터는 보크사이트 수출 금지, 니켈 국제카르텔 결성 등 주요 원자재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글로벌 공급망 내 인도네시아는 주요 자원에 대해 생산대국으로서의 이점이 있고, 해당 정책들은 이를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단순 원자재 수출 중심의 자원산업구조를 가공·고부가가치 완제품 생산으로 전환하는,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으로의 산업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수입 대체를 위한 비관세 조치도 공고화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국산부품 사용요건(TKDN)’을 도입해 모든 산업에서의 국산부품 사용 비중을 40% 이상까지 확대코자 한다. 특히 자동차·전기·전자 등을 중심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며 국내 제조업 분야 육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주요 수입품목들에 대한 의무 인증도 꼼꼼히 살펴야 하는 부분이다. 식품·화장품 등에 대해서는 BPOM(인니 식약청 인증)이, 전자·공산품 등에 대해서는 SNI(인니 국가표준기구 인증)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해당 인증들은 신청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과 비용이 다소 소요돼 수출을 희망하는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내년부터는 식음료에 대한 할랄 인증 여부도 의무로 표기해야 한다.
2023년 인도네시아는 개방과 보호무역의 사이에 서 있다. 다만 정책 기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2억7000만명의 소비자를 보유한 인도네시아는 우리 기업들에 포기할 수 없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그렇기에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 인도네시아의 대외정책 변화 방향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출처: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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