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2위' 고무수출국 인니, 기후변화로 5년새 수출량 3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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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질병으로 품질도 저하…"재정적 인센티브 포함한 재식재 프로그램 필요"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태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천연고무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기후 변화와 각종 나무 질병 등으로 인해 생산량이 계속해서 줄어들면서 세계 2위의 지위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 세계 고무 시장의 규모는 2019년 407억7천만 달러(약 51조9천억원)에서 2027년에는 512억1천만 달러(약 65조2천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자동차와 건설, 항공우주 산업 등의 발전으로 고무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수요가 크게 늘고 있음에도 인도네시아의 고무 생산량은 계속해서 줄어들면서 수출량도 감소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17년 394만t의 고무를 수출했지만 매년 꾸준히 줄면서 지난해는 278만t까지 줄었다. 5년 사이 약 30%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고무 수출이 감소하는 것은 지난 3년 동안 라니냐의 영향으로 기온이 떨어지고 너무 많은 비가 내리면서 고무 생산량이 줄어들어서다.
여기에 각종 나무 관련 질병들이 퍼지면서 고무나무의 재생 능력과 고무나무 수액에서 추출하는 라텍스 수율이 떨어지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전 세계 고무 가격이 하락한 것도 원인이다.
싱가포르 상품 거래소에 따르면 2011년만 해도 고무 가격은 1㎏에 4.82 달러(약 6천136원)였지만 지난 4월 기준 1.54달러(약 1960원)까지 떨어졌다.
이 영향으로 인도네시아 고무 산지에서는 수매 가격이 1㎏당 8천∼9천 루피아(약 682∼768원)까지 떨어졌고, 많은 농민은 고무나무 대신 수익성이 더 좋은 기름야자 나무 재배로 전환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고무 생산자 협회(Gapkindo)의 에르윈 투 사무총장은 "고무 산지에서는 1㎏당 1만루피아(약 853원) 이상은 받아야 생산을 이어갈 수 있다"며 "최근 비료 보조금도 크게 줄어들면서 농민들이 고무나무를 키울 유인이 줄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무 산업 관련 컨설팅 회사인 '왓 넥스트 러버 미디어 인터내셔널'의 좀 제이컵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도네시아산 고무는 다른 동남아시아 제품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었지만 갈수록 품질이 떨어지고 생산량도 줄어들면서 이점이 사라지고 있다"며 "새로운 나무를 심고 고무 수확이 시작되는 약 7년의 기간을 버틸 수 있는 재정적 인센티브를 갖춘 재식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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