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2억명' 인니, 오늘 대선…조코위 업은 국방장관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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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파전 속 프라보워, '결선 없이' 1차 과반 노려…조코위 장남 러닝메이트
상하원·지방의회 선거도 하루에 치러…한인 김종성 변호사도 의원 도전
▲ 인니 대통령 후보 간자르 프라노워, 프라보워 수비안토, 아니스 바스웨단(왼쪽부터)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구 기준 '세계 3위 민주주의 국가'로 불리는 인도네시아에서 2억500만 유권자가 참여하는 선거가 14일(현지시간) 치러진다. 이 선거는 사전투표 없이 단 하루 만에 직접 선거를 진행해 '세계 최대 1일 선거'로 꼽히기도 한다.
14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인도네시아 전국 82만여개 투표소에서 진행되는 이번 선거에서는 차기 대통령과 부통령, 상·하원 의원, 지방의회 의원 등 2만명이 넘는 선출직을 뽑는다. 전체 출마 후보 수는 약 26만명에 달하며 투표관리원 수만 무려 570만명에 이른다.
무엇보다 향후 5년간 국정을 이끌 대통령으로 누가 뽑힐지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린다.
구체적으로는 이번 선거에서 차기 대통령이 확정될지 아니면 결선 투표까지 갈 것인지가 주목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차 투표에서 득표율이 50%를 넘고, 전국 38개 주 중 과반에서 20% 이상 득표해야 대통령에 당선된다. 이런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1, 2위 후보가 오는 6월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차기 대통령 지지율 1위는 현 국방장관 프라보워 수비안토(72) 후보이며 그 뒤를 자카르타 주지사 출신인 아니스 바스웨단(54) 후보와 전 중부 자바 주지사인 간자르 프라노워(55) 후보가 뒤쫓고 있다.
대통령에 3번째 도전하는 프라보워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후광을 등에 업은 덕에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0%를 넘기고 있어 '1차전'에서 대선 승리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 인도네시아 대선 유세 현장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중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에서 열린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의 대선 유세 현장에서 프라보워가 유세차에 탄 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군인 출신인 프라보워는 2014년, 2019년 대선에 연이어 출마했지만 모두 조코위 대통령에게 밀려 낙선했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2019년 야당 대표인 그를 국방부 장관에 앉혔다.
프라보워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를 부통령 후보인 러닝메이트로 삼으면서 자신이 조코위 대통령의 정치적 계승자라고 주장한다.
프라보워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헌법상 3연임이 불가능한 조코위 대통령이 프라보워를 통해 자신의 '정치 왕조'를 구축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인도네시아 선거법은 대통령·부통령 출마자의 최소 연령을 40세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조코위 대통령의 매제가 소장으로 있던 헌법재판소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된 사람은 연령 제한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헌법 소원 청구를 인용, 30대인 수라카르타 시장 기브란의 출마 길을 열어줬다.
또 조코위 대통령은 프라보워와 독대하는 장면을 여러 번 노출하는 등 선거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학계나 시민단체, 대학생들은 조코위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를 망치고 있다며 탄핵당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프라보워 자신도 논란의 인물이다. 그는 인도네시아를 32년간 철권 통치한 독재자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로서 군 요직을 거쳤다. 지금은 수하르토의 딸과 이혼한 상태다.
그는 군에 있을 당시 민주화 운동가들을 납치하고, 파푸아와 동티모르 반군을 잔인하게 탄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프라보워는 이런 혐의를 부인한다.
▲ 인도네시아 대선 현수막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카르타 길거리에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후보(맨 왼쪽)와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부통령 후보(맨 오른쪽), 조코위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의 사진이 담긴 프라보워 지지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면 아니스 후보와 간자르 후보는 어떻게 해서든 결선 투표까지 끌고 간다는 입장이다. 만일 결선까지 갈 경우 두 사람은 연대를 통해 프라보워를 누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학자 출신 아니스는 최대 이슬람 정당인 국민계몽당(PKB)의 무하이민 이스칸다르 대표를 러닝메이트로 삼고 있어 탄탄한 무슬림 지지층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간자르는 집권당이자 최대 정당인 투쟁민주당(PDI-P)의 후보여서 역시 두꺼운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선거에서는 대통령뿐 아니라 상·하원 의원, 지방의회 의원도 선출한다. 이중 자카르타 2선거구에는 한국계 김종성 변호사가 출마, 이민자 출신 첫 국회의원에 도전해 현지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총선에서는 집권 여당임에도 조코위 대통령이 사실상 떠난 PDI-P가 이번에도 다수당을 차지할지, 아니면 지지율 1위 프라보워가 총재인 그린드라당이 다수당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 인도네시아 국회의원 후보 김종성 변호사
이번 인도네시아 총선에서 자카르타 2지역구에 출마한 한국계 김종성 변호사가 지난 1일(현지시간) 자신의 선거유세 차량 앞에서 손가락으로 자신의 기호인 7번 표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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