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대선에 대통령 모교 포함 주요대학서 "민주주의 비상"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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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아들 꼼수 부통령 출마' 논란 이어 "선거 앞두고 중립 지켜라" 비판 커져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대선을 열흘 앞두고 주요 대학들에서 인도네시아 민주주의 질서가 파괴되고 있다는 성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국립 인도네시아대학(UI) 교수들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오는 14일 열리는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조코위 대통령이 중립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헌법재판소를 이용해 장남을 부통령 후보로 만들고, 특정 후보에게 편파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욕야카르타에 있는 국립 가자마다대학(UGM) 교수들도 지난달 31일 단체 성명을 내고 "우리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 정부에서 일어난 일탈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민주주의 쇠퇴를 막고 사회 정의와 국민 주권의 가치를 우선시하기 위한 즉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가자마다대학은 조코위 대통령의 모교다.
인도네시아 이슬람대학교(UII)의 파투 와히드 총장과 교수들도 지난 1일 '인도네시아는 국가적 비상사태'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국가 재정에 접근할 권한이 있으면서 대통령·부통령 후보 선거운동에 참여했거나 이들의 당선을 위해 관여한 모든 공무원은 사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여전히 70%대의 지지율을 얻고 있지만 학계나 정치계, 언론은 그가 이번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유산을 이어가기 위해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재선 임기 중인 조코위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는 헌재 판결 덕에 부통령 후보로 뛰고 있다.
인도네시아 선거법에서는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가 되려면 최소 40세를 넘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헌재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된 사람은 연령 제한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헌법 소원을 받아들여 30대지만 수라카르타 시장인 기브란에게 출마 길을 열어줬다.
이 과정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매제인 헌재 소장이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어기고 배석했고, 결국 헌재 소장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기브란의 출마는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기브란과 짝을 이뤄 대통령에 출마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면서 대통령으로서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프라보워 후보는 2014년과 2019년 대선에 출마했다가 두 번 모두 조코위 대통령에게 밀려 낙선했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2019년 정적이던 프라보워를 국방부 장관에 앉혔다. 프라보워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며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 기브란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뒤 조코위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코위 대통령이 프라보워와 독대하는 장면이 여러 번 노출됐고, 사람들 앞에서 프라보워의 기호를 상징하는 손가락 V자를 만들어 흔들기도 했다.
이런 비판이 이어지자 그는 기자들에게 "대통령도 정치인 자격으로 선거 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선거를 위해 권력을 사용하지만 않으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코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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