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구제역 급속 확산…가축 15만 마리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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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에서 높은 치사율의 구제역이 빠르게 확산, 가축 15만 마리가 감염되면서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 인도네시아 가축 15만 마리 구제역 감염…'희생제' 비상
[안타라통신, 재판매 및 DB금지]
14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농림부는 구제역에 걸린 가축이 이달 초 2만 마리에서 최근 15만1천 마리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전날 밝혔다.
인도네시아 30여개 주 가운데 18개 주, 180개 군에서 구제역이 확인됐다.
구제역은 소·돼지·염소·사슴 등 우제류의 입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높은 치사율의 전염병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구제역 확산 차단을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 이날부터 긴급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당국은 구제역 백신 300만회 분량을 긴급 수입하기로 해 지난 12일부터 순차로 도착하고 있으며 8월 말부터 구제역 백신을 자체 생산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인구 2억7천만명의 인도네시아는 소고기 자급률이 70% 정도이고, 나머지는 호주, 뉴질랜드, 미국, 인도 등에서 수입한다.
인도네시아에서 구제역이 오는 7월 9일 이드 알 아드하를 앞두고 확산함에 따라 소와 양, 염소 등 제물용 가축 가격이 많이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희생제는 아브라함이 아들을 희생물로 바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실행에 옮기려 하자 하나님이 이를 멈추게 하고 양을 대신 제물로 바치도록 허락했다는 쿠란 내용에서 유래한다.
무슬림에게 양 한 마리는 한 사람 몫의 죄를, 가격이 훨씬 비싼 낙타와 소는 일곱 사람 몫의 죄를 대신한다고 여겨진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 폭증을 우려해 희생제 기간 귀향과 많은 사람이 모여서 도축하지 못하도록 막았으나, 올해는 일상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제물용 가축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의 87%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희생제 기간 약 150만 마리의 소가 도축됐다.
각 지방 정부는 희생제 제물용 가축 판매 장소를 줄이는 등 구제역 확산 예방 대책을 세우고 있다.
▲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 모습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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