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보트난민' 인니에 사흘간 600명 도착…"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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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명 태운 목선 또 도착…인니 "난민 수용 의무·능력 없어" 난색
(아체[인도네시아] AF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로힝야족 난민을 태운 목선이 인도네시아 아체주 한 바다에 도착하자 한 남성이 밧줄을 잡고 배에서 내리고 있다. 2023.11.17 photo@yna.co.kr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최근 사흘 연속 미얀마 출신 로힝야족 난민을 태운 배가 인도네시아에 상륙하면서 이 기간 도착한 로힝야족 난민의 수가 약 600명으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를 향해 오고 있는 배가 더 있다며 더 많은 난민이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17일(현지시간) CNN 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로힝야족 난민 249명을 태운 낡은 목선이 수마트라섬 서부 아체주 비루엔 지역 앞바다에 도착했다.
배가 보이자 주민들은 해변으로 달려가 난민들이 배에서 내리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들은 물과 음식을 전달하면서도 다른 곳으로 떠날 것을 요구했다.
결국 배는 다시 움직여 인근 무아라 바투 지역에 도착했고, 난민들은 해변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일시 상륙 허가를 받은 뒤에야 배에서 내릴 수 있었다.
아체주 정부에 따르면 로힝야족 난민을 태우고 방글라데시에서 출발한 배 3척이 지난 14일부터 전날까지 사흘 연속 아체에 도착했다. 지난 14일 196명을 태운 배가 제일 처음 도착했고 15일에는 147명, 이번엔 249명으로 사흘 동안 총 592명이 상륙했다.
이와 관련 로힝야족 권리 단체 아라칸 프로젝트의 크리스 레와 국장은 방글라데시를 떠나 인도네시아로 향하는 배들이 여러 척 더 있다며 "항해 시즌이 이제 시작됐다"고 말했다. 밀입국을 원하는 난민들은 상대적으로 바다가 잔잔한 11∼4월 사이 배에 오른다.
미트라 살리마 수리요노 유엔난민기구(UNHCR) 인도네시아 대표부 대변인은 "우리는 당국과 지역 주민들이 계속해서 난민들을 위해 땅을 열어주고 이들이 착륙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나 지역 주민들은 로힝야족 난민 수용에 난색을 보인다.
인도네시아 외무부는 인도네시아가 유엔 난민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영구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의무는 물론 난민을 수용할 의무나 능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내무부도 "난민들에게 임시 피난처를 제공한 친절이 밀입국자들에 의해 오용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체주 정부도 너무 많은 난민으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아체주는 인도네시아 특별자치주로 이슬람 근본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어 상대적으로 로힝야족 난민들에게 호의적이지만 너무 많은 난민이 도착하면서 이들 역시 반발하는 상황이다.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을 믿는 소수민족 로힝야족은 오래전부터 탄압받았고, 2016년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진압 작전이 벌어지자 대거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대피했다.
현재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난민촌에는 로힝야족 난민 약 100만명이 살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음식이나 의료, 교육 시설 등이 부족해 열악한 생활이 계속되자 국교가 이슬람인 말레이시아나 무슬림이 절대다수인 인도네시아로 가기 위해 많은 난민이 낡은 목선에 오르고 있다.
UNHCR은 지난해 2천명 이상의 로힝야족 난민이 배에 올랐고, 이 중 약 200명이 바다에서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산했다.
(아체[인도네시아] AF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로힝야족 난민들이 임시 상륙 허가를 받고 해변에 올라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3.11.17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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